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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그리테크(Agri-Tech)에 대해 몰랐었던 5가지 

위키피디아 정의에 따르면 어그리테크(Agritech)는 농업 생산량과 효율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의 응용을 말한다. 농업이 또 한 번의 산업혁명을 일으킬 6차 산업으로 지명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애그리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2013년을 기점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총 23억6천만 달러(한화 약 2조6천억 원)가 투입됐다.

지난 22일 디캠프에서는 농업 관련 스타트업이 총집합한 <어그리테크 디파티>가 개최됐다. 김광현 센터장은 개회사로 ‘누구나 다 뛰어들고 있는 O2O 비즈니스와 달리, 농업은 지금 먼저 말뚝박는 사람이 임자라고 할 수 있다’고 이 분야의 잠재력을 표현했다. 아직 낯선 어그리테크에 대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5가지를 정리해봤다.

1. 젊은 엘리트 농부는 도시 근로자보다 1.2배 높은 연봉을 번다

2014년 세계 농식품 시장 규모는 5조3천억 달러다. 이는 자동차 시장의 3.2배, IT 시장의 1.8배가 되는 크기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농업은 향후 가장 잠재력이 높은 산업 중 하나이며, 앞으로 20년 간 가장 선망이 되는 직업은 농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무리 그래도 농부라는 직업이 따분하게 느껴진다면, 실질적인 소득을 살펴보자. 2014년 한국농수산대학 발표에 따르면, 이 학교를 졸업한 3,027명의 연평균 가구소득은 6,814만 원이다. 당시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연봉은 5,527만 원으로, 무려 1.2배의 격차가 났다. 이러한 젊은 엘리트 농부의 연평균소득은 2010년 이래로 단 한 번도 6천만 원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특히 한국농수산대학의 수산양식학과 졸업생은 연평균소득이 1억7천만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이러한 고소득 이야기는 특정 계층의 농업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긴 하다. 같은 해 농수산업 종사자 가구의 평균 소득은 3,452만 원에 그쳤고, 여전히 3천만 원 이하의 수입으로 1년을 살아가는 농부의 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체계적인 대학 교육과 IT 접목을 기반으로 한 ‘돈 잘 버는 농부’ 계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젊고 유능한 인력은 어느 산업에서건 혁신의 뿌리가 된다.

2. 농가는 수입의 평균 40%를 인건비에 지출한다

농번기 아르바이트 일당 비는 최근 8만 원을 돌파했다. 도시에서 최저 임금으로 10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에 받는 일당이 6만 원 정도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개인 역량에 따라 최대 일당 30만 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에는 젊은 손이 부족하다. 국내 전체 농경지의 52%를 소유하고 있는 대농과 강소농의 경우 농사를 지어 벌어들이는 수입의 40%를 인건비에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말 일할 사람이 없어서, 이러한 구인난이 계속 벌어지는 것일까? 푸마시 김용현 대표에 따르면 일하고 싶은 사람, 사람 구하고 싶은 사람은 넘쳐나는 데 그 둘을 연결시켜 줄 통로가 없는 것이 문제다. 실제 일반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농업 관련 일자리가 전체 20만 건 중 2건도 되지 않는다. 일자리를 얻으려고 소개를 받으면, 중개자에게 20~25%의 수수료를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김용현 대표는 농촌 구인자와 도시 구직자를 연결해주는 일자리 플랫폼 ‘푸마시‘를 만들었다. 구직층은 귀농을 준비하는 대기업 퇴직자부터 전업 주부, 여가 시간에 돈을 벌고 싶은 대학생까지 다양하다. 농가 일자리의 경우 단기 고용직이나 계약직보다 지속 가능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매 년 수확철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푸마시는 구인자 월 10만 원, 구직자 월 2만 원의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인력과 일자리를 등급화하고, 상호평가 기록 관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현재는 경남 일대에서 사단 법인, 농민 단체와 제휴하여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서비스를 전국 확대할 예정이다.

3. 200억 매출 농장도 엑셀로 경영 관리를 한다

스마트 팜(smart farm)이 농가에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이 아니다. 생산만 많이 하면 무엇하겠는가. 수요가 오르지 않는다면, 1년간 정성스레 키운 농작물이 모두 폐기 처리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 예측과 그에 발맞춘 생산성 향상이다. 하지만 현재 농가의 상황은 암울하다. 100명의 조합원, 연간 200억 매출, 500명의 외국인이 일하고 있는 농장의 경영을 보조하는 관리 도구는 기껏해야 엑셀이다. 그야 말로 카오스 상태인 것이다.

이를 위해 팜패스의 장유섭 대표는 4년 전부터 농장 경영 관리를 돕는 소프트웨어 ‘팜내비’와 ‘애그리시스’를 개발했다. 팜내비는 복합환경제어 시스템으로, 32개의 센서를 통해 농장의 온도, 습도 등 환경 상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애그리시스’는 농장경영지원 시스템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게 돕는다. 예를 들어 지난 몇 년 간 휴가철을 앞두고 상추 수요량이 4~5배 뛰었다는 통계가 있다면, 수확량을 늘릴 수 있도록 컨트롤러에서 조절하는 식이다. 빅데이터는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도 애그리테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4. 물고기 배설물을 활용해 35배 고효율 농장을 만들 수 있다

카카오에게 투자 받은 농업 스타트업이 있다. 물고기 배설물을 활용해 식물을 키우는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수경재배) 기술을 구현한 만나씨이에이다.

만나씨이에이는 2014년 6억을 투자해 장미 재배 농장 700평을 인수했다. 당시 농장의 연 매출은 7천만 원가량. 만나씨이에이가 인수한 지 1년 만에 해당 부지는 220톤의 생산물을 내는 35배 고효율 농장으로 거듭났다.

아쿠아포닉스는 양식 물고기가 배출하는 암모니아를 미생물로 분해한다. 이 때 발생하는 질산염을 식물이 흡수하고, 질소량이 줄어든 깨끗한 물이 다시 물고기에게로 돌아가는 순환적인 친환경 농법이다.

만나씨이에이는 농장 제어 시스템도 자체 개발해 스마트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 지능을 통해 생산성을 최대로 높이는 방식이다. 여기서 난 채소를 정기 배송 서비스인 ‘만나박스’를 통해 유통하고 있다. 현재 2천 명가량의 고객을 보유 중이다. 수경 재배한 채소를 뿌리 채 배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 혁신은 생산성보다 안전함이 우선되어야 한다 

닭을 우리에 가둬서 키우면 달걀 생산량이 높아진다. 돼지를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놓고 먹이만 주면 살이 금방 찐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돼지 고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그렇게 생산된 음식을 먹고 싶은 걸까? 생산량 증대가 어그리테크의 최종 목표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 창업가가 있다. 농사펀드의 박종범 대표다.

농사펀드는 농부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빚없이 내 철학대로 농사 짓고 싶은 농부’들을 위해 대중으로부터 영농 자금을 모아준다. 농부의 불안함을 해소시켜 주겠다는 것이 농사펀드의 출발이었다.

시장은 언제나 크고 탐스럽고 반짝거리는 농산물만 원한다. 예를 들어 나뭇잎 그림자가 져서 하얗게 바랜 사과는 제 값을 받지 못한다. 이를 위해 빨간 착색제를 바르고, 과수원 땅에는 반사 필름을 깐다. 자칫하면 사과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피해는 고스란히 농부에게 돌아간다. ‘사과는 사과대로의 생김새가 있다’는 자연스러운 명제를 대중에게 교육시키는 것도 이들의 목표다.

현재 농사펀드가 목표로 하는 것은 전체 107만 농가 중 친환경 안전 농사를 짓는 22만 가구, 그 중에서도 자기 철학을 지키면서 농사를 짓는 9만3천 농가다. 현재 180 가구가 농사펀드와 함께하고 있으며, 이 달 기준 약 1억 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했다.

박종범 대표는 ‘농업의 혁신은 안전함에 근간을 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농부가 생계 걱정 없이 농사만 지을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 이들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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