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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공부

네덜란드 강소농업 '바렌제DC 40ha 유리온실에 농부 10명뿐 수확 때만 사람 손 빌린다'

by chickyu 2018.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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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차로 30분 거리인 노르트홀란트주 미덴메이르에 위치한 애그리포트 A7은 대규모 첨단 유리온실 단지다. 2만ha넓이의 간척지에 조성된 애그리포트 A7은 유리온실용 부지만 1000ha에 이른다.

현재 이곳에는 총 10곳의 농가가 입주해 있으며 1곳당 보통 50~100ha 규모의 유리온실을 짓고 대규모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및 스히폴 공항과도 가까운 이곳은 수출 의존적인 네델란드 농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최적지다. 실제로 애그리포트 A7에서 생산된 파프리카 등 농작물은 인근 고속도로인 A7을 통해 최대 수출지인 독일로 이송된다. 또 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인 로테르담을 거쳐 전 세계로 수출된다.

이 중 파프리카, 토마토 재배 농가인 바렌제 DC의 외관은 10m높이의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친환경 공장과 같았다. 전체 규모는 축구장의 약65배인 47ha(약 14만 2000평)에 이른다. 입구를 통해 농가에 들어서면 약 630m의 도로가 가운데 뻗어 있으며 양옆으로 온실이 자리하고 있다. 10ha 넓이의 온실 4곳이 밭 전(田)자 모양으로 구성돼 있다. 근로자들은 가운데로 난 길을 통해 온실을 오가며 작업하는데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온실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각종 감지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감지기가 온실 내부의 온도, 습도, 조명과 작물의 수분, 영양분 상태를 파악하면 제어기가 이를 바탕으로 작물이 생육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유지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온실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파프리카와 토마토 두 가지로 하루 평균 30t, 연간 6600t을 생산하고 있었다.

정사각형 모양의 온실로 들어서자 한가운데 길이 나 있고 이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파프리카 줄기가 빽빽이 심어져 있는 약 150m 길이의 재배 라인이 줄지어 있었다. 수경재배되고 있는 파프리카 줄기는 지붕 끝까지 뻗어 있었다. 빨갛고 파란 형형색색의 파프리카와 토마토가 탐스럽게 익은 채 곳곳에 열려 있었다. 수확 시기가 다가왔지만 거대한 온실 안에서는 10여명의 근로자가 각자 맡은 재배 라인에서 파프리카를 수확하고 있을 뿐 그 외의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일조량이 가장 적은 겨울 기간(10주)을 제외하고 1년 내내 수확하기 위해 4군데의 온실에서는 파종 시기를 달리해서 생산량을 조절한다. 근로자들이 파프리카를 수확해 온실 한가운데에 있는 트랙터에 옮겨 담으면 트랙터가 무게를 인식해 일정량이 될 경우 자동으로 파프리카 선별 작업 장소로 이동한다. 선별 작업 장소에서도 각종 감지기와 제어기가 자동으로 파프리카의 크기와 색을 인식해 분류하고 있었다. 바렌제 DC의 페트라 바렌제 대표는 "파프리카의 발육 정도를 감별해 수확하는 일은 사람이 맡지만 이 외의 작업은 대부분 자동화됐다"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재배 환경 조절, 에너지 및 노동력 관리가 가능해 농장관리에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네델란드 스마트팜의 특징은 바렌제 DC처럼 대규모화, 전문화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네델란드 인구는 한국의 32%에 불과한 1680만명(2014년 기준)으로 내수 시장이 작아 일찍부터 수출에 활로를 찾았다. 네델란드 농가는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기술, 자재, 재배, 가공, 수송, 물류 등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농업 클러스터를 구성해 '규묘의 경제'를 달성했다.

실제로 2003년 8만 550곳이었던 네델란드 농가는 2013년 6만 7480곳으로 21% 감소했다. 그렇지만 농가당 평균 경작지는 23.5ha에서 27.4ha로 16.5% 증가했다. 50ha이상 경작하는 대규모 농가의 비율은 2003년 12.2%에서 2013년 27.3%로 늘어나 경작 형태가 대규모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다 보니 대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바렌젠 대표는 "부지 매입과 ICT 설비 도입에 모두 4억 유로(약 5000억원)가 들었는데 정부 지원 없이 대부분 자비와 대출로 감당했다"며 "투자에 앞서 농업 컨설턴트 등의 도움을 받아 수년에 걸쳐 경영 분석을 한 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투자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몇 가지 작물을 집중 재배했다. 적은 일조량과 노동력으로 재배 가능하며 다른 유럽 국가에서 수요가 높은 파프리가, 토마토, 오이 등 부가가치가 높은 원예작물이 대상이었다. 2015년 네델란드 농업은 수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네델란드는 미국에 이어 농산품 수출국 2위로 네델란드의 원예작물은 세계교역량의 24%를 점유하고 있다. 네델란드 전체 수출에서 농산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달하며, 농산품 수출은 네델란드 농업의 총부가가치와 고용에서 약 70%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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